20년의 역사, 현재에 다다른 퀄리티... 팬들은 왜 웃고 울었을까
'디제이맥스 엔터테인먼트' 채널서 누구나 재감상 가능

17일과 18일, 서울 성수동 세원정밀창고가 뜨거운 소리로 가득 찼다. 

'디제이맥스 미라클: 드라이브' 오프라인 공연이 열리는 날이었다. 일일 500명 입장권은 예매 당일에 곧바로 모두 매진됐다. 게임 정체성에 걸맞는 디제잉 파티가 공연의 핵심이었다. 

'디제이맥스 리스펙트'의 극적인 흥행 부활 이후, '디맥' IP는 음악의 힘을 토대로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네오위즈 로키 스튜디오 산하에 음악 레이블 디제이맥스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음악 프로젝트를 전개 중이다. 이번 라이브 파티는 컴필레이션 음반 '드라이브' 발매 기념이자, '디맥' 첫 타이틀 출시 20주년 기념이기도 하다.

공연을 한참 앞둔 낮 시간부터 팬들은 북적였다. 같은 장소에서 콜라보레이션 굿즈를 판매하는 즉석 팝업 스토어가 함께 열렸기 때문. '드라이브' 앨범을 현장에서 LP로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청음 체험존 역시 큰 인기를 끌었다. 

물론 음반과 함께 최신 제작 기념 티셔츠도 구매 가능했고, 예전 치열한 구매 경쟁을 벌인 한정 키보드도 함께 전시됐다. 로키 스튜디오 주요 개발진도 함께 찾아와 행사 진행을 돕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후 7시, 현장은 전문 디제잉 공연장으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실력파 아티스트인 동시에, 디제이맥스 IP를 함께 만들어온 인물들이 라인업으로 구성돼 의미는 더욱 컸다. 

1일차 시작부터 다보탑 레이블 DJ들이 출연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특히 레이블 수장 'Bagagee Viphex13'의 현란한 매시업은 베테랑의 품격을 느끼게 했다. 'Accelerate', 'NANAIRO', 'Hypernaid'가 한 곡처럼 이어지는 전개는 육성으로 환호가 튀어나올 수밖에 없었다. 

1일차에 가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 시점은 유명 DJ 겸 작곡가 한원탁(TAK)의 무대였다. 새로운 대중적 간판곡으로 만들어낸 'Tic! Tac! Toe!'는 물론, 콜라보 전적이 있는 'EZ2DJ'의 '찬가'와 'KAMUI'까지 녹여내면서 리듬게이머 대통합을 유도했다. 계속 정체를 의심하게 만드는 하야코 곡 리믹스도 절묘하게 엮으며 열기를 절정으로 띄워올렸다.

클라이막스는 익스텐션5 타이틀곡 'glory MAX -나의 최대치로 너와 함께할게-'였다. 곡 자체가 그동안 디제이맥스 개발진과 팬들의 추억을 응축한 의미를 담는다. 다 함께 플래시를 흔들며 합창하는 파트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마지막 순서인 왕정현(XeoN) 음악 프로듀서가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만들어낸 디제이맥스 트랜스 명곡을 아낌없이 쏟아낸 것도 완벽한 마무리를 장식한 비결이다. 이제 팬들에게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 '나이트메어' 떼창에 이어, 최신 인기곡들인 'DIE IN'과 '오디세우스(Odysseus)' 비트를 모두가 따라 부르는 풍경은 장관이었다. 

2일차 역시 환호성은 쉬지 않고 이어졌다. IP 초창기 기둥 작곡가 중 하나인 'Mr.Funky', 익스텐션 DLC에서 폭넓은 곡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SOPHI'의 무대가 쉬지 않고 템포를 이끌었다. '미니몬스터' 무대에서 가수 길학미가 특별 출연해 버튜버 아이리 칸나의 'ADDICT!ON'을 커버 열창하는 장면은 한계를 파괴하는 통합을 연상시켰다. 

최근 마니아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수록곡들을 보유한 'Pure 100%'의 전문 디제잉 공연도 클래스를 증명했다. 'Won't Back Down'의 강렬한 비트와 함께 모두가 뛰어오르는 순간은 하나의 뮤직 페스티벌 장면이었다.

마지막 시간은 '디제이맥스' IP 20년의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느낄 수 있었다. 최초와 현재를 함께 하고 있는 '벡스터(BEXTER)' 백승철 본부장이 직접 무대에 올랐다. 한국 게임계 역사상 본부장급 인물이 고품질 디제잉을 펼치는 풍경은 전무후무할 것이다.

초창기 시대를 대표한 'WhiteBlue', 'MASAI', 'Out Law' 등의 명곡이 소환됐고, 'LADYMADE STAR', 'Hello Pinky', 'Now a NEW Day' 등 대중적인 곡도 섞여 나오면서 절묘한 흐름을 만들었다. 물론 'Rutin', 'Syriana'와 같은 본인의 대표곡을 투입하는 순간도 열광적 환호가 만들어졌다.

백 본부장은 젊은 시절 베이시스트 출신이다. '드라이브'에 수록된 자신의 신곡 '평행고백'에 직접 베이스를 들고 연주를 더하자, 자리에 모인 팬들은 손을 흔들며 거대한 함성으로 화답했다. 세월을 넘어선 연주였다. 

마지막 곡은 'GLOAY DAY' 어쿠스틱 버전이었다. 사망 직전까지 갔던 '디맥'을 기적적으로 되살린 게임, 2017년 '디제이맥스 리스펙트'의 타이틀 곡이다. 오직 기타 반주 하나만으로 재생되는 이 노래를 모든 이가 따라 불렀다. 그리고 이 자리를 완성시킨 출연진의 입장과 인사로 끝맺었다.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완벽한 서사였다.

라이브 파티는 디제이맥스 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로 함께 송출됐다. 지금도 언제든 풀 버전 감상이 가능하다. '디맥' 팬은 물론 , 게임 음악과 공연을 좋아한다면 무조건 볼 가치가 있는 라이브 영상이다.

음향과 조명부터 정성들여 세팅해 완벽한 감상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공연 구성 자체에 팬들을 향한 애정이 담겨 있다.

실제 게임을 사랑하는 유저들이 어떤 선곡과 전개를 좋아할지, 무슨 표현을 좋아할지 모든 출연진이 고심하면서 각자의 해답을 들고 온 흔적이 보였다. 그 덕택에 모두가 뜨거웠고, 때때로 유쾌해서 웃었고, 마지막은 누군가 울기도 했다.

디제이맥스는 모든 의미에서 '리스펙트'를 통해 부활했다. 개발진이 오랜 팬과 신규 팬들을, 팬들은 개발진을 각각 존경하고 존중하면서 기적과 같은 확장을 이뤄냈다. 이번 라이브는 그들이 얼마나 서로를 리스펙트해왔는지 증명한 시간이다. 앞으로도 '최대치'로 함께 할 이 시리즈의 여정을 함께 하고 싶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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