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별 다양하게 구현된 액션 연출과 손맛 있는 전투 인상적
촘촘하게 짜여진 스토리 전달 구성... 적절한 보상으로 유도
복잡한 BM과 부족한 최적화, 플레이 경험 '레벨업' 필요

원작을 즐기지 않은 사람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만큼 ‘나혼렙’은 충분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더 나은 게임이 되기 위해선 플레이 경험에 대한 ‘레벨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8일, 넷마블의 야심작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이하 나혼렙)’가 정식 출시됐다. 글로벌 무대에서 맹활약한 IP답게, 나혼렙은 출시 5일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1천만 다운로드 돌파, 일본과 프랑스 등 15개국에서 매출 순위 10권 진입 등 괄목할만한 흥행 기록을 세웠다.

그런데 이 같은 흥행이 모두 IP 덕분일까.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IP를 전혀 모르는 기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기대 이상으로 잘 구현된 액션이다. 주인공 성진우의 액션은 그가 착용하고 있는 무기에 따라 달라진다. 카타나에서 시작해 총, 마도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무기를 다루면서도 무기별 고유의 액션을 게임 속에 담아냈다. 그 뿐만인가, 그의 그림자 군주로서의 능력과 그를 돕는 헌터들의 개성 있는 액션 연출 역시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핵 앤 슬래시 스타일의 전투, 그리고 회피와 스킬 연계에서 오는 짜릿한 손맛이 매력적이다. 소위 ‘잡몹’ 구간에서는 다수의 적을 화려한 스킬로 일망타진할 때의 쾌감은 짜릿하며, 보스전에서는 적절한 타이밍의 회피와 태그 중 발생하는 무적 시간을 활용해 패턴을 대처할 때는 잘 만든 액션 게임을 즐길 때의 재미를 느끼게 한다.

다만 회피가 주는 재미가 큰 만큼 이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 먼저, 회피 가능한 패턴의 시인성이 떨어진다. 대부분의 패턴은 화면 내 워닝 싸인을 통해 회피 타이밍을 알려주는데, 패턴의 범위가 넓은 경우 워닝 싸인을 알아보기가 어렵다. 이 경우 화면 하단의 UI 게이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시선이 전투 상황을 벗어난다.

타이밍에 맞게 회피 시 일정 시간 무적이 되는 ‘극한 회피’가 발동되는데, 이에 대한 보상이 없는 것도 문제다. 리스크가 큰 만큼 리턴이 커야 하는데, 극한 회피 성공 시 돌아오는 리턴이라고는 쿨타임이 있는 ‘그림자 밟기’로의 연계와 성공했다는 성취감뿐이다. 극한 회피 성공 시 회피 게이지를 회복한다거나, 특정 능력치가 상승되는 등의 충분한 메리트가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촘촘하게 짜여진 스토리 구성 역시 원작 팬이 아닌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나혼렙의 강점이다. 원작에서 등장한 여러 인물과 이들의 설정을 문장 몇 줄로 설명했다면 몰입도는 크게 떨어졌을 것이다.

나혼렙은 성진우의 성장을 다루는 메인 챕터에 더해 그가 만난 인물들의 일화가 담긴 서브 챕터, 일부 인물들의 배경 이야기를 다루는 헌터 기록실 등 다방면에서 이용자들에게 원작의 서사를 전달한다. 이와 함께 충분한 인게임 보상을 지급해 이용자들이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소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역시 좋은 전략으로 작용했다.

게임의 콘텐츠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 게임 외적인 부분들을 살펴보자.

이 지점에선 BM에 관련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혼렙의 BM은 유저 친화적이다, 유료 재화와 뽑기 가격만 두고 보면 타 모바일 게임과 유사하지만, 월 정액이나 일부 패키지는 최소 2배, 많으면 8배 수준의 효율을 자랑한다. 인게임에서 지급하는 재화의 양도 적지 않기 때문에 무과금이나 소과금이라도 막힘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다만 패키지의 종류가 너무 많아 혼란을 주는 점은 다소 아쉽다. 여기에 게임 내에서 각종 혜택을 지급한다며 유료 상품 구매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은 점도 썩 달갑게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다.

게임의 최적화 부분에 대해서도 할 이야기가 많다. 먼저, 나혼렙의 패드 지원은 역대 모바일 게임 중 최상위 수준이다. 듀얼센스를 연결해 게임을 진행해본 결과, 아무런 불편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고, 오히려 나혼렙의 액션 플레이의 재미가 더욱 살아났다.

다만 PC와 모바일의 최적화는 다소 떨어진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최적화가 부족해 발열과 함께 프레임 드랍이 발생했으며, PC에서는 게임 내 설정이 제대로 저장되지 않는다. 덕분에 매번 게임을 실행할 때마다 번거롭게 로그인 과정을 밟아야 했으며, 초기화된 설정을 다시 변경해야만 했다.

이렇듯 나혼렙은 원작을 모르는 기자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액션 플레이와 훌륭한 스토리 텔링이라는 강점을 가진 작품이다. 디테일에서 약간 아쉬움을 보여준 것도 사실이다. 출시 초기인 만큼,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플레이 경험에 대한 ‘레벨업’이 이뤄진다면 지금보다도 더 좋은 인기를 구가할 수 있는 작품으로 거듭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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