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직행까지 단 한 걸음 남은 '젠지', 하위조로 미끄러진 'T1'
LPL, LCK 1번 시드 격돌하는 16일 젠지 대 BLG 관전 포인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전기 최고의 클럽팀과 지역을 가리는 2024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이 브래킷 스테이지 1라운드가 종료됐다.

브래킷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는 LCK의 젠지e스포츠가 LEC의 프나틱과 LPL의 TES를 연파하며 결승 직행에 성공했다. 반면, T1은 LPL 1번 시드 BLG에 발목이 잡히며 하위조로 향하게 되었다. 이번 라운드에서 LCK 팀들이 펼친 경기를 총평하고, 다가올 2라운드의 주목할 만한 매치와 관전 포인트를 살펴보자.

(자료: 라이엇e스포츠)
(자료: 라이엇e스포츠)

■ 젠지, 결승 직행까지 단 한 걸음

젠지는 이번 브래킷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 LCK 1번 시드의 자존심을 지켜내는 동시에, 그동안의 대 LPL 다전제 연패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젠지는 지난 8일 LEC의 프나틱을 3대0으로 꺾은 뒤 LPL 2번 시드 TES를 만났다. 젠지의 약우세가 점쳐지던 경기였으나 자국 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팀답게 TES는 젠지와 호각을 이뤘고 풀 세트 접전까지 향했다.

결국 젠지가 3대2로 승리하며 승자조로 직행, LCK 팬들의 숙원이었던 MSI에서의 LPL 클럽팀 상대 다전제 승리를 선사했다.

해당 경기를 살펴보면 젠지는 이번 스프링 우승컵을 드는데 톡톡한 기여를 한 탑 ‘기인’과 미드 ‘쵸비’의 경기력이 특히 빛났다.

1세트 베인을 꺼내 보여준 라인 스왑 전략부터 TES를 뒤흔든 ‘기인’은 마지막 세트 크산테로 TES의 공세를 완벽히 막아내는 등 팀의 승리 1옵션이 누구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쵸비’는 매치 내내 팀의 견인포 역할을 하고 슈퍼 플레이까지 보여주며 중심 사선을 확보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MSI 팀 내 대미지 비중 36.8%라는 기이에 가까운 스탯을 보여준다. 이는 T1, BLG, TES 상위 세 개 팀 미드 평균보다 약 10%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처럼 세트마다 두 선수의 힘 비중이 드러났다. 상대하는 TES의 입장에서는 상체 중력에 말리며 다소 우위를 점한 바텀, 정글의 힘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젠지는 해당 시리즈를 마치면서 약점과 강점이 한 번에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자료: 라이엇e스포츠)
(자료: 라이엇e스포츠)

■ ‘BLG’ 앞에서 미끄러진 T1, 하위조로

T1이 브래킷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 하위조로 향했다. T1의 플레이-인 스테이지 활약과 별개로 브래킷 스테이지부터 험난한 여정이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 10일 LEC 1번 시드 G2를 상대로 먼저 매치 승리를 가져간 T1은 12일 LPL 1번 시드 BLG와의 경기에서 패배의 쓴맛을 봐야했다.

두 팀은 마지막 국제전인 지난해 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서 맞붙은 바 있다. T1이 2대0으로 승리하며 BLG의 월즈 탈락에 일조했는데 이번 MSI에서는 반대 상황이 연출됐다.

애초 경기는 BLG의 약 우세로 LPL에서 워낙 강한 파괴력을 보여준 팀이기에 고전하는 T1의 그림이 예상됐다. 그럼에도 대 LPL 결전 병기라는 별명이 있는 T1이 BLG를 꺾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T1과 BLG의 두 팀 모두 우세가 점쳐진 앞선 매치에서 의외의 분전이 나온 직후의 대결이라 서로의 경기력을 가늠하기도 어려웠다. LCK 팬들은 LPL을 꺾고 상위조에서 LCK 내전이 나오길 기대했지만, BLG의 벽은 예상보다 높았다.

전날 젠지 대 TES의 경기에서 나온 것과 비슷한 흐름으로 탑 ‘빈’의 베인이 1세트부터 T1을 흔들었고 여기에 미드 ‘나이트’가 합세하며 게임 흐름을 BLG 측으로 가져갔다.

T1의 전력은 고점에서 팬들의 예상치만큼 나왔으나 저점은 기대를 밑돌았다. 지난 G2전부터 ‘구마유시’, ‘케리아’가 상수 역할을 했으나, ‘엘크’, ‘온’을 상대로 칼을 맞대는 정도에 그쳤다.

지난해 월즈에서 ‘나이트’를 침묵하게 던 ‘페이커’는 반대로 존재감을 잃었고 동시에 상체가 크게 흔들리자, BLG를 상대로 승리를 가져오긴 어려웠다. 챔피언 티어 정립과 현재 라인 스왑 메타에 T1이 어울리냐는 의문까지 나오는 정도가 됐다.

T1은 먼저 있을 하위조 2라운드 첫 매치 팀리퀴드와의 승리를 반드시 가져와야 하는 상황이다. 승리 이후 G2와 맞붙거나 TES와의 경기도 앞두고 있다. MSI답게 만만치 않은 팀들이 포진된 상태로 T1의 힘겨운 여정이 예상된다.

■ 젠지 vs BLG 세계관 최강자 대격돌

16일 양대 리그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젠지와 BLG가 드디어 맞붙는다. 이미 LPL과 LCK 최상위 대진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몰고 있으며 각각 T1과 TES를 꺾고 올라왔기에 증명도 충분히 이뤄졌다. 해당 시리즈가 미리 보는 결승전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날 경기의 수 많은 관전 포인트 중 짚고 싶은 포인트는 라인 스왑과 바텀 싸움이다.

젠지와 BLG는 단단한 캐리롤과 동시에 강력한 공세를 펼치는 상체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는 젠지의 미드가 조금 더 뾰족하고 날카로운 편이나 바텀 캐리력은 BLG에 다소 밀린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젠지의 ‘페이즈’, ‘리헨즈’ 듀오는 TES전에서 ‘재키러브’, ‘메이코’를 상대로 승리 세트에서도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BLG의 ‘엘크’, ‘온’은 LPL에서 TES의 바텀 듀오를 압도하며 스프링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다.

젠지는 이런 이유로 라인스왑을 걸 필요성이 있다. 한편, BLG의 입장에서도 이런 메타 흐름은 나쁠 것이 전혀 없어 보인다. BLG는 이미 T1전에서 라인 스왑 최적화를 제대로 보여준 바 있으며 과정에서 탑 ‘빈’이 영향력을 뿌리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BLG는 젠지와 칼을 맞댔을 때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분명히 있을 테다. 젠지 역시 같은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지만, 바텀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해석을 할지도 모른다.

한편, 대회가 진행되면서 미드, 정글의 역할이 다시 부각되고 있어 이날 ‘쵸비’, ‘캐니언’의 컨디션에 따라 시리즈 향방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

분명한 건 두 팀 모두 할 말이 너무 많은 팀이며 현재 메타에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는 점이다. LCK 팬들 입장에서는 오랜 숙원인 MSI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선 젠지의 선전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과연 젠지가 BLG를 넘어 결승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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