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LPL 2시드와 1시드 연파... 압도적인 챔프 폭과 운영 빛나
T1, G2-BLG-젠지 순서 '강행군'... '3일의 기적' 만들까

또다시 벽을 깼다. '젠지'가 팀 인수 이후 최초로 국제전 결승에 올랐다. 

중국 청두에서 16일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2024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결승 직행전에서, 젠지는 LPL 팀 빌리빌리 게이밍(BLG)을 상대로 3:1 승리를 거두고 먼저 결승 한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LCK)과 중국(LPL)의 1번 시드가 만난 진검승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LCK는 2018년 이후 MSI에서 유독 LPL 팀에게 연패를 거듭하고 있었다. 지난 11일 젠지가 TES에게 승리하며 연패를 끊어냈으며, BLG의 LCK 상대 다전제 4연승 기록도 젠지에 의해 멈추게 됐다. 

'쵸비' 정지훈의 마르지 않는 챔프 폭이 빛났다
'쵸비' 정지훈의 마르지 않는 챔프 폭이 빛났다

젠지는 1세트에서 한 번의 한타 실수 이후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으나, 조합 방향성을 수정한 2세트부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요네와 니달리를 꺼내 강력한 라인전과 주도권을 보였고, 3세트부터 섬세한 포킹과 지역 장악으로 상대를 밀어넣으며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미드 라인에서 현재 정점에 달한 '쵸비' 정지훈의 역량이 결정적이었다. 미드 집중 밴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요네와 흐웨이를 꺼내 협곡을 지배했고, 결국 시리즈 전체의 밴픽 구도를 완전히 망가뜨렸다. 그밖에 '캐니언' 김건부의 과감한 니달리 승부수, '기인' 김기인의 절묘한 한타 플레이 등 압도적인 위력의 상체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바텀 역시 그동안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켰다. 현재 LPL 최강으로 평가받는 BLG 바텀을 상대로 오히려 노림수를 적중시키며 2세트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각 선수들의 챔피언 풀과 게임 해석 능력이 워낙 높아 최종 결승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전망이다.

LCK 팬들의 다음 주목 대상은 T1이다. BLG에게 한 차례 패해 패자조로 내려간 뒤 남은 길이 쉽지 않다. LCS 1번 시드 팀 리퀴드(TL)에게 3:1로 승리했지만, 앞으로 우승을 위해서는 LEC-LPL-LCK의 1번 시드 팀을 하루에 한 번씩 모두 격파해야 한다. 

다소 불안했던 경기 내용도 걱정거리다. TL과의 경기는 무난하게 압승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1세트와 2세트는 치열한 공방 끝에 진땀승을 거뒀다. 그나마 4세트에서 기대대로의 전투력을 보여주며 시원한 승리를 따낸 점이 위안이다.

금일(17일) T1과 G2의 경기부터 예상이 미궁 속인 이유다. G2는 열세로 예상된 TES와의 대결에서, 시종일관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 끝에 완벽한 3:0 승리를 거둬 전 세계 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랜드슬램을 눈앞에 뒀던 2019년 G2의 편린이 엿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록 지난 G2전에서 승리를 따내긴 했으나 3:2 신승이었고, G2의 경기력이 MSI 진행 도중 급성장하는 추세를 보인다. 어느 쪽이든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T1이 G2에 승리할 경우 결승을 향한 마지막 관문에서 BLG를 다시 만난다. 지난 만남에서 1:3 패배를 안긴 상대다. 당시 BLG는 미드 5밴이라는 극단적 밴픽 전략으로 '페이커' 이상혁의 픽을 제한했고, 탑 라이너 '빈' 천쩌빈을 앞세운 난전 능력을 통해 승부를 앞서간 바 있다.

라인 스왑 메타에 따른 치열한 준비와 판단력이 요구되며, 젠지를 상대로도 막강한 무력으로 긴장감을 일으킨 '빈'을 어떻게 억제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다.

만일 BLG에게 복수에 성공할 경우 마지막 상대는 젠지다. T1은 젠지를 상대로 LCK 결승 무대에서 4개 대회 연속 패배했으며, 현재 경기력 차이도 나타난다. 사흘 연속 5전제 강행군으로 인해 경기 준비와 컨디션 관리에서도 불리한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1 저평가가 나오지 않는 것은, 국제전에서 절체절명 순간마다 저력을 보여온 팀이기 때문이다. '도장 깨기'라는 단어에도 익숙한 전적을 가졌다. 과연 T1이 극적인 '3일의 기적'을 연출해낼 수 있을까. 첫 관문 G2전은 17일 오후 6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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