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보존에 집중한 그래픽, 전략적 스킬은 의외의 가능성
조작감과 편의성 개선, 레벨링 고민이 잘 된다면?
2025년 이후 출시, PC 및 닌텐도 스위치 개발 중

30년 세월을 뛰어넘은 게임이 돌아왔다.

대원미디어는 23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2024 플레이엑스포에 부스를 열고 자사 대표작 전시와 시연을 제공했다. 그중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시연자가 몰린 게임이 있다. 바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한국 게임 역사에서 유의미한 흥행을 거둔 최초의 RPG로 기억된다. 손노리가 개발해 1994년 처음 출시했고, 이후 PSP와 GP32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리메이크 및 후속작 개발이 이루어졌다. '포가튼 사가' 등 세계관을 공유하는 차기작이 등장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개발사는 '환세취호전 플러스'를 만든 웨이코더로, 넷마블네오와 IP 계약을 체결해 정식 권한을 얻었다. 리메이크 개념으로 원작을 따르되 연출과 게임성을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도,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인생에서 처음 플레이해본 국산 게임이었다. 그만큼 깊은 추억이 있고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그 마음을 담아 플레이엑스포에서 가장 먼저 이곳 시연대로 향했다. 

아쉽게도 시연 시간은 길지 않았다. 시연대는 한 곳에 불과했고,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모이는 만큼 시간 제한은 단 5분이었다. 시연 빌드 역시 별다른 대사나 스토리는 추가하지 않았다. 마을을 벗어나 바로 전투에 진입해 맛볼 수 있는 방식이었다. 

최근 게임에 걸맞는 그래픽은 아니다. 과거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R'과 비슷한 결의 도트 감성을 그렸고, 현대에 맞게 해상도가 좀 나아진 모습이다. 추억을 되살리기 위한 목적이라면 부족함이 없지만, 신규 유저층을 노릴 경우 아쉬운 부분이 있다. 

대신 전투 UI는 깔끔하게 구성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원작의 전통인 사각 메뉴를 계승하되 왼쪽 아래 화면으로 내렸다. 스킬별 설명도 직관적으로 한 눈에 들어온다. 파티에서 주인공 로이드 외 동료 이름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외관상 '일레느'와 '아크라'로 추정된다. 

원작보다 전략적인 스킬 효과가 많이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광역 디버프나 직선 공격, 도발, 적 끌어오기 등 진형에 따른 변수를 창출할 수 있다. 몇 번 턴을 주고받으니 5분 시연 시간은 순식간에 끝났지만, 전투 디자인만 정성 들여 완성한다면 재미있는 플레이가 가능할 잠재력은 엿보인다.

눈에 걸리는 부분은 있다. 현재 턴 순서가 상단 왼쪽, 다음 페이즈에 이어질 턴 순서가 상단 오른쪽에 나오는데 굳이 좌우에 멀리 나눌 필요가 있었나 싶다. 시선 이동이 번거롭다. 둘을 통합하고 페이즈 구분 표기를 첨가하는 편이 더욱 깔끔할 듯하다.

현대 게임에 맞는 편의성 구축도 중요해 보인다. 메뉴 디자인은 괜찮지만 이동을 위한 조작이 번거롭고, 조작에 따른 이동이나 연출 반응이 조금 둔한 편이다. 이런 점들은 개발 피드백을 통해 고칠 수 있으므로 좋은 변화가 기대된다.

원작은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다. 단 현대 감성에 맞추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을 손 봐야 하는 게임이다. 전투 반복을 통한 레벨링이 대표적이다. 개발사의 고민이 어떻게 이어질지 앞으로 차분하게 지켜보는 일이 남았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는 2025년 이후 정식으로 선보일 예정이며, PC와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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