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게임 '그라운드 제로', 감천문화마을의 이색적 풍경에 영감 받아
스웨덴 인디 게임 '레인 월드', '콘텐트 워닝'도 한국 영향 받아 개발

스웨덴의 게임 개발자들에게 한국은 어떤 나라일까.

최근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게임이 있다. 스웨덴의 인디 개발사 맬포메이션 게임즈(Malformation Games)가 개발한 공포 게임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가 바로 그것이다.

게임의 트레일러를 살펴보면 고전 명작 게임 ‘바이오하자드’를 연상시키는 고정된 시점과 레트로한 그래픽이 인상적이다. 그런데 어딘가 낯익은 장면들이 눈에 띈다. 흉측하게 뒤틀린 괴물들 주변엔 한글로 된 전광판이 반짝이고 있으며, 주인공의 복장은 한복의 저고리를 똑 닮았다.

그렇다. 주인공의 처절한 사투가 펼쳐지는 게임의 무대는 다름 아닌 대한민국의 도시, 부산이다.

개발사의 X를 찾아보면 한국어로 대화하는 서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개발사의 X를 찾아보면 한국어로 대화하는 서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운석 충돌로 종말을 맞은 부산을 배경으로 한 게임에선 한국인 엘리트 요원 ‘서연’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감천문화마을과 롯데월드 등 부산을 대표하는 명소들이 게임 내에 등장하며, 서연이 한국어로 대화하는 장면도 찾아볼 수 있다.

개발진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게임의 배경을 한국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호러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실제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싶었다”며, “초자연적 스릴러부터 좀비 장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호러 장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한국은 독특한 건물과 문화를 갖고 있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의 공포감을 줄 수 있는 완벽한 장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부산 감천문화마을의 풍경 (이미지 출처: 비짓부산)
부산 감천문화마을의 풍경 (이미지 출처: 비짓부산)

당초 게임의 배경을 폴란드로 구상하고 있었던 이들은 우연히 감천문화마을의 사진을 접했다. 마을 특유의 화려하고 생동감 있는 색감에 깊은 영감을 받은 이들은 곧장 게임의 무대를 부산으로 결정했다.

재미있는 점은 한국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게임이 또 있다는 것으로, 이들은 모두 스웨덴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국의 장승을 닮은 기둥과 한글을 닮은 문자 등 배경 곳곳에서 한국 문화의 영향이 돋보인다.
한국의 장승을 닮은 기둥과 한글을 닮은 문자 등 배경 곳곳에서 한국 문화의 영향이 돋보인다.

귀여운 외형과 달리 혹독한 난이도를 가진 플랫포머 생존 게임 ‘레인 월드’ 역시 한국에서 영감을 받았다. 2011년 한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생활했던 개발자 요아르 야콥손(Joar Jakobsson)은 당시 낯선 세계에 이방인으로 살아갔던 경험에 착안해 게임 개발을 시작했으며, 현재와 과거가 맞닿은 서울의 풍경과 한글의 독특한 형태 등 서울의 여러 풍경을 게임 속에 녹여냈다.

스웨덴 개발자들도 치킨은 못 참는 모양이다 (이미지 출처: X / @LandfallGames)
스웨덴 개발자들도 치킨은 못 참는 모양이다. (이미지 출처: X / @LandfallGames)

뿐만 아니라 올해 만우절을 뜨겁게 달군 협동 공포 게임 ‘콘텐트 워닝’도 한국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다. 한 달간의 서울 여행 중 게임의 대부분을 개발한 개발사 랜드폴 게임즈(Landfall Games)는 자신의 SNS에 “아쉽게도 서울의 많은 곳을 둘러보지 못했지만, 맛있는 음식을 정말 많이 먹었다”며 개발 비화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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