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IP 26년의 역사가 처음 시작된 지점... 모든 유저의 시작점이기도
본연의 추억과 재미를 되찾기 위한 '리니지M' 업데이트 계획은?

'2017.6.21'이라는 날짜, '1'부터 하나씩 올라가다 '7'에서 되돌아가는 숫자. 수많은 오버랩 끝에 도달한 '에피소드 0(제로)', 함께 나타난 문구 "다시, 말하는 섬으로".

엔씨소프트 '리니지M'이 공개한 '에피소드 제로' 브랜딩 영상의 구성이다. 리니지M은 6월 19일 실시하는 7주년 기념 업데이트에서, 그동안의 확장을 잠시 멈추고 '최초'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 중심에 자리잡은 키워드는 '말하는 섬'이다. 

말하는 섬은 '리니지' IP의 모든 역사가 시작된 장소다. 원작 리니지가 서비스를 시작한 1998년부터 26년이 지난 지금까지, 게임을 시작한 유저가 처음으로 마주치는 대표적 풍경은 말하는 섬 마을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직업별로 시작 지역이 세분화되기 시작했지만, 말하는 섬은 여전히 추억의 시작점이다. 리니지를 조금이라도 즐겨봤다면 반드시 추억에 쌓일 수밖에 없는 곳이다. 

언제나 게임은 마을 한켠에 있는 허수아비를 치면서 시작했다. 5레벨까지 올린 뒤 주변 몬스터와 싸우기 위해 마을을 조금씩 벗어나곤 했다. 

오크 전사와 난쟁이 같은 몬스터와 처음 상대하면서 전투와 파밍의 재미를 알아갔다. 보통 10레벨 정도에 다다르면 지역을 벗어나곤 하지만, 사망 패널티가 적다 보니 더욱 오래 머무르는 유저도 있었다.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대상도 여기 있었다. 남쪽 숲으로 깊이 들어가면 만나게 되는 '셀로브', 최초의 선공 몬스터이자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적이었다. 게임 초창기, 아무런 정보 없이 호기심에 들어갔다가 마주치는 이 커다란 거미는 죽음의 상징이었다. 속도도 너무 빨라 소리를 듣는 순간 이미 도망칠 방법은 없었다.

훗날 본토로 넘어가 성장하고 더욱 강력한 거미 웅골리언트와 싸우다 보면 셀로브는 하찮은 대상이 될 뿐이다. 하지만 리니지 세계에서 함부로 발을 딛으면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경각심을 새겨준 고마운 존재다. 

결국 말하는 섬은, 리니지 세계에 뛰어든 초보 용사들이 이 세계를 알아가는 교육의 장이자 성장의 시작점이었다. 첫 기억은 가장 강렬한 추억으로 남는다. 그 섬을 가본 지 십수 년이 된 유저들도 '말하는 섬'이라는 한 마디에 자연 반응하게 되는 이유다.

'리니지M'은 물론 '리니지2M', '리니지W'까지 리니지의 이름을 달고 있는 모든 시리즈는 말하는 섬에서 출발한다. 결국 IP 내 모든 콘텐츠가 공유하는 근본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아쉬움도 쌓여갔다. 모바일 시리즈에서 말하는 섬에 머무는 시간은 10분이 채 되지 않았다. 모바일 환경 속 초반 진행은 최대한 빠르고 간결하게 지나가야 했고, 튜토리얼도 빠르고 친절해야 했기에 벌어진 일이다. 

'리니지M'이 '에피소드 제로'에서 밝힌 말하는 섬은 단순히 그 지역을 가리키는 단어가 아니다. 게임을 처음 즐길 때의 설레는 마음과 재미를 되살리기 위한 리부트 월드다. 

리부트 월드 서버명을 '말하는 섬'으로, 마감으로 인해 만든 후속 서버명을 '윈다우드'로 정한 것도 그런 의미다. 각각 순서대로 초보 유저들이 도착하곤 한 지역들이다. 다른 월드들과 완전히 분리되어 운영하는 만큼 특별한 혜택들도 기다린다.

엔씨는 리니지M을 넘어, 자사 전반적으로 본연의 즐거움을 향해 돌아가고자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말하는 섬은 리니지뿐 아니라 엔씨의 시작 지점과 같다. 이번 '에피소드 제로'가 그 편린을 보여줄 수 있을까. 19일을 기다려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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