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대로 2D 아트, 스토리텔링 매력... "이래서 '니케' 하는구나"
친절한 유저 배려 게임 디자인, 치밀한 콘텐츠 구성력 눈길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의 첫인상은 친절하고 상냥한 ‘마리안’에서 시작한다. 이타심 가득한 니케가 지휘관을 깨우쳐 일으킨다. 긴박한 통성명으로부터 시작된 오프닝은 게임의 핵심 유전자를 아주 거칠게 설명한다.

게임은 시종 친절하며 무엇을 해야 할지 또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방향을 지정해 준다. 내러티브 중심의 선형적인 진행 방향으로 디자인된 게임이니 당연하겠지만, 소위 말해 유저 ‘폐사’ 구간을 줄이겠다는 굳은 의지가 느껴진다. 그 섬세한 손길이 게임 전체를 감싸고 있다.

니케의 2D 라이브 애니메이션은 그 명성에 걸맞게 훌륭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각기 다른 컨셉을 지진 미소녀 캐릭터들은 개인적으로 호와 불호가 명확히 나뉘지만, "여기 어딘가에 너의 취향 하나쯤은 있겠지"라는 시프트업의 준비성 덕에 쉽게 ‘호’라고 답변하게 된다.

 

2D 슈터 전투 시스템은 고정된 백뷰 시점에서 진행되지만, 그 퀄리티에 놀랐다. 간단한 조작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각기 다른 무기로 장비한 니케들의 총기를 사용하는 감각이 의외로 쏠쏠해 전투의 재미를 선사했다.

충분하다. 화면을 가득 메우는 혼란스러운 전장 속에서도, 그 틈 사이에 들려오는 격발음과 화면이 흔들리는 진동 액션이 전투에 몰입하게 만든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수준 높은 스킬 연출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니케의 후면에 눈길이 가는 것은 잠시일 뿐, 스테이지 클리어에 어느새 진심을 다하고 있는 본인을 볼 수 있었다.
니케의 후면에 눈길이 가는 것은 잠시일 뿐, 스테이지 클리어에 어느새 진심을 다하고 있는 본인을 볼 수 있었다.

추가로 니케의 개성 있는 대사들이 전투 중에 덧붙여진다. 아니스의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장전을”, 마르차나의 “제대로 가르쳐 드리겠습니다”와 같은 대사들은 캐릭터의 고유한 성격을 담고 있어 더 인상적이다.

메인 히로인 중 하나인 ‘라피’는 특유의 성격 때문에 매력도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는데, 나중에 있을 이야기 전개에서 “라피의 매력을 기대해도 좋다”는 말 한마디 때문에 라피를 다시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니케의 대사부터 게임 전반에는 다양한 스크립트가 흩뿌려져 있다. 이는 메인 스토리 및 이벤트 스토리 연출과 대화뿐만 아니라 스테이지 곳곳에 흩뿌려진 유실물, 블라블라 메신저, 상담, 전초기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텍스트로 가득하다.

치어리더인 '베이'가 어떻게 주목공포증이 생겼을까? 호기심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치어리더인 '베이'가 어떻게 주목공포증이 생겼을까? 호기심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솔직히 말해 유실물까지 모두 살피기엔 피로해 포기했고 블라블라는 오히려 현실과 동떨어진 기분이었다. 블라블라는 스스로 대화한다기보다 타인의 대화를 엿보는 느낌이라 건너뛴 경우가 많았다. 별개로 주목 공포증이 있는 ‘베이’와의 블라블라는 설정 자체가 매우 흥미로워 스킵하지 않았다.

단순히 이미지로 소모되기 쉬운 니케와 주변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고자 한 노력이 돋보인다. 서브컬처 장르의 핵심인 스토리텔링은 게임의 핵심 중 핵심이다.

‘니케’의 이야기 전반은 아이러니하다. 진행도를 보았을 때 기자는 이야기의 기승전결 중 기승에 겨우 도달해 판단하기 이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아온 ‘니케’의 이야기는 불우한 전우들의 감동적인 고군분투다.

'승리의 여신'이라는 타이틀과 달리, 니케의 서사는 아이러니하게도 추락과 침식, 고군분투의 이야기로 점철되어 있다. 이런 아이러니는 에로티시즘이 가미된 캐릭터 디자인과 몰입감 넘치는 전투 시스템이 게임의 핵심 이야기와 교차되면서 더 두드러진다.

시프트업의 최근 출시작 ‘스텔라 블레이드’가 겹쳐 보이는데 본질적으로 두 작품이 같은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인간 개량, 인종 차별 등의 SF적 요소가 비록 새롭지는 않지만, 시프트업의 표현 방식은 다시 한번 곱씹을 만하며 이를 ‘니케’라는 매개를 통해 훌륭히 전달하고 있다는 점 역시 인상적이었다.

기자는 ‘니케’를 접근할 때 고의로 정보를 최대한 차단한 채로 시작했다. 과금하는 경우에만 주변에 자문을 구했다. 리세마라 없이 게임을 진행해왔고 막힘이 없었다. 재화를 차곡차곡 모아 뽑은 '니케'와의 유대는 더 강했다. 하지만 유명한 통곡의 벽인 13, 16 스테이지를 마주친 후 후회가 일 듯하다.

이번 1.5주년 이벤트에 힘입어 재화가 부족한 적은 없었다. 게임에는 텍스트와 함께 도처에 숙제가 존재한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아서 게임의 볼륨을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었고 대신, 따라갈 수 있는지부터 질문하게 됐다.

PvE와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하기에 강제성이 없어 시간의 여유만 된다면 게임을 즐기는 데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게임 진행에 필요한 소위 ‘인권캐’가 없다는 점은 분명 추후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행히 앞으로의 게임 진행에 큰 도움을 줄 ‘리타’와 ‘마르차나’가 나와줘 현재 스테이지 진행에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다.

결핍 유도가 존재한다는 점, 게임에 대한 정보가 쌓일수록 과금 압박이 따라온다는 점은 ‘니케’가 다른 모바일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다만, 니케는 다양한 루트에서 재화를 획득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고 있고 특히 이번 1.5주년 이벤트에서 108회에 달하는 무료 뽑기를 제공하고 있다. 매일 성실히 게임에만 임하면 리세마라 없이 무과금, 소과금으로도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어 보인다.

추가로 이번 1.5주년 업데이트에 선보인 ‘라스트 킹덤’을 즐기면서 많은 유저가 ‘니케’를 좋아할 수밖에 없겠다고 판단했다. 이벤트 스토리와 함께 별개로 준비된 미니게임 디펜스 '포더킹'까지 풍부한 내러티브로 준비됐다. 이벤트 스토리와 미니게임을 연계하는 치밀한 구성력은 다시 한번 ‘니케’의 섬세함에 감탄하게 만든다.

소문으로만 듣던 니케의 완성도 높은 연출과 스토리텔링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니케’의 매력은 듣던 것 이상이었다. 1.5주년을 맞이하여 니케에 입문하는 유저로서 바라는 점은, 지금처럼 섬세하고 치밀한 게임성이 오랫동안 이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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