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영입 총력 기울인 김형태, 그에 이끌려 모인 인재들의 작품
한때 "아트 인력만 너무 많다" 시선도... 이를 뒤집은 '문화예술'적 해답

연타석 '홈런'을 친 게임사 시프트업을 향한 화제가 뜨겁다. 상장을 앞둔 유망주로서 증권가의 관심과 함께, 극단적인 두 플랫폼에서 모두 흥행작을 탄생시킨 비결도 주요 분석 소재로 떠오른다. 

4월 PS5 플랫폼을 통해 출시된 액션 대작 '스텔라 블레이드'는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대형 콘솔 시장인 영국에서 한국 최초로 소프트웨어 판매 차트 1위 입성은 역사를 바꿀 만한 기록으로 꼽힌다. 

메타크리틱 80점대로 작품성 역시 합격선에 들었으며, 글로벌 게이머들의 반응은 평가 그 이상이다. 유저 점수는 PS5 게임 가운데 역대 최고점인 9.3, PS스토어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인 4.79점을 기록 중이다. "순수하게 아름다운 게임이고, 재미 자체가 뛰어난 게임"이라는 것이 가장 많이 보이는 평가다.

시프트업은 이미 '승리의 여신: 니케'에서 세계적인 흥행을 1년 반 동안 이어나가고 있다. 한 개발사가 콘솔 독점과 모바일 게임 양쪽에서 글로벌 흥행을 터트리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극히 희귀한 사례다.

2022년 11월 레벨 인피니트 서비스와 함께 출시한 '니케'는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 누적 매출 1조 원을 넘겼다. 일본 지역 비중이 가장 높으며, 미국과 한국 순으로 이어진다. 

특히 서브컬처 최대 시장 일본에서는 '원신'과 함께 2023년 국외 게임 양대산맥을 기록할 만큼 높은 성과를 거뒀다. 매출뿐 아니라 세계적인 유저 수, 팬덤 호응, 업데이트 화제성 모두 국가를 불문하고 높게 유지된다. 

가장 먼저 내세울 수 있는 비결은 '예술적 감각'이다. 캐릭터 아트, 스토리, 음악, 연출 등 유저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인력이 집결한 개발사다. '데스티니 차일드'에서 시작된 아티스트들의 반란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꽃을 피운 것이다. 

김형태 대표는 과거 국내 일러스트레이터 거장으로 명성을 떨쳤고, 시프트업 창립 후에도 눈에 들어오는 아트 인재를 적극 영입했다. 인재들 역시 이에 이끌려 대거 합류하면서 몸집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비 기술 직군 비율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올 정도였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도는 양과 질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니케'는 신규 캐릭터와 코스튬이 매우 빠른 속도로 업데이트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퀄리티와 센스 면에서 매번 좋은 평가를 받으며 파급력을 높인다. 

음악 역시 매 이벤트마다 온갖 장르에서 양질의 사운드를 쏟아낸다. 가볍게 추산해봐도, 보컬이 붙은 곡만 50여곡을 넘긴다. 여기에 인간 감정을 자극하는 스토리라인과 내러티브는 게임의 최대 강점 중 하나다. 출시 전 노출 이미지를 가볍게 벗어내고 '작품'으로서 글로벌 시장에 명성을 떨친 비결이다.

스텔라 블레이드도 비슷한 방향성에서 궤도에 오른 게임이다. 디자인과 음악에서 광기에 가까운 디테일이 높은 평가를 받았고, 액션 게임 전문 인력들의 노하우가 접목되자 전 세계 게이머들의 인정을 받는 스타일리시 액션이 완성됐다.

아트를 향한 진심은 '괴물'의 모델링 제작 과정에서도 나온다. 시프트업은 '니케' 랩쳐 디자인을 니케 캐릭터보다 공들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교하게 개발해왔고, '스텔라 블레이드'의 네이티브는 생동감 있게 만들기 위해 실물 조형을 빚어올리는 방식까지 택했다. 

수많은 괴물을 하나하나 점토로 빚어서 만들고, 3D 프린터 등 장치를 통해 게임에 구현하는 것이다. 당연히 단순 프로그램 작업에 비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대신 지극히 현실적인 외형과 움직임으로 몰입감을 극도로 올렸고, 이는 게임의 액션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퍼즐로 작용했다.

시프트업의 성공 질주는 한국 게임계에 중요한 해답을 던진다. 게임을 완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기술이다. 다만, 더 나아가 문화 콘텐츠 IP로서 감동을 주고 팬덤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예술'이 필요하다. 

내수 위주의 MMORPG가 한계를 드러내고 글로벌 시장 공략이 필수가 된 시점이다. 더욱 역량 있는 '아티스트'의 발굴이 중요해진다. 사업과 게임 BM 연구도 중요하지만, 우선 멋지도 짜릿한 게임을 원하는 해외 유저들의 감각을 충족해야 한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이며, 그 재미 중 상당수는 감성의 영역이다.

무작정 뛰어든 '아티스트'들이 결국 꽃을 피웠다. 상장을 앞둔 시프트업의 기업 평가는 하늘을 뚫고 있다. 감각을 가진 인재들은 계속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시프트업의 향후 업데이트와 차기작 역시, 매력적으로 유저를 자극하리라는 확신이 생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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