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원신'으로 시장 격변, 2023년 '스타레일'로 더블 워프
도전적 경쟁작 쏟아지는 2024년, 호요버스가 아성 재확인할까

글로벌 서브컬처 게임 시장 경쟁이 새로운 막에 접어들었다. 가장 결정적 분기점으로 7월 4일 출시될 호요버스 신작 '젠레스 존 제로'가 꼽힌다. 

서브컬처는 전체 게임 분야 가운데 유독 빠른 발전 속도를 보이는 분야다. 주요 개발 국가는 한국, 일본, 중국이지만 소비 시장은 전 세계에서 고르게 성장한다. 퀄리티나 개발 비용, 시장 영향력은 이제 '서브'라는 말을 붙이기도 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기간 준비해온 게임들이 하나둘 기지개를 편다. 지난 5월,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글로벌 원 빌드로 출시한 대작들이 기록적인 성적을 거뒀다. '원신'으로 한 차례 정리됐던 서브컬처 시장이 새로운 경쟁 구도에 접어들 기미가 보인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넷마블 '나 혼자만 레벨업(나혼렙): 어라이즈'는 동명의 웹소설 및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서브컬처에서 제외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말이 나올 만큼 세계적으로 대중적인 저변을 자랑하는 IP다. 게임 만듦새 역시 좋은 평가를 얻자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가 나타났다.

출시 단 하루 만에 글로벌 매출 140억 원을 기록했으며, 한 달 매출이 1천억 원에 달한다는 추정 집계가 발표됐다. 5월 한국 월간이용자(MAU) 150만 명 이상, 세계 기준 일일접속자는 500만 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쿠로게임즈의 '명조: 워더링 웨이브' 역시 큰 화제가 됐다. 퀄리티와 서브컬처 화제성으로는 상반기 최고 게임에 꼽힌다.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누적 매출 역시 1,500억원 이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게임계는 '나혼렙' 외에도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와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가 일본 및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 흥행을 계속하고 있다. 서브컬처 본고장 일본은 '페이트 그랜드 오더'가 10년 가까이 태산처럼 군림하는 한편,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3년 만에 글로벌 영문판 출시를 선언하며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젠레스 존 제로'는 7월 4일 출시되는 멀티플랫폼 액션 RPG다. 복잡한 경쟁 구도 사이에서도 유독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호요버스의 영향력이 다른 경쟁사들과 궤를 달리 하기 때문이다. 

2020년 '원신'은 서브컬처 게임의 존재감 전체를 뒤바꾼 게임이다. data.ai 집계에 따르면 2024년 1월경 50억 달러(6조 7천억 원) 매출을 돌파했다. 모바일 게임 역대 최단기간 기록이다. 2023년 출시한 '붕괴: 스타레일' 역시 비슷한 흐름으로 연타석 '홈런'을 치면서 업계 단독 선두를 굳혔다.

2023년 하반기 기준, 중국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호요버스 한 곳의 점유율이 과반을 기록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온다. 각기 다른 장르를 통해 서로 겹치지 않게 유저층을 흡수하고, 게임 만족도를 높여 확장을 거듭한 결과다. 

젠레스 존 제로 사전예약 4천만이라는 숫자는 이런 존재감과 기대치에서 나온다. 게임 완성도를 향한 신뢰가 높고, 서브컬처 시장에서 '초격차'를 내고 있는 곳의 신작이다. 또한 자사의 기존 게임들과 겹치지 않는 또다른 감성, 서구권에도 더 접근할 만한 화풍을 내세운 점도 장기적인 전망을 밝게 만든다.

젠레스 존 제로 이후로는 하이퍼그리프의 '명일방주: 엔드필드', 만쥬의 '아주르 프로밀리아' 등 중국발 서브컬처 대형 신작들이 호요버스의 아성에 도전장을 준비한다. 호요버스가 이번 경쟁에서도 격이 다른 성적을 입증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수성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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